용담댐 수몰민들이 정성들여 만든 전통 공예품 `도자기 장구'가 국제축구연맹(FIFA)의 월드컵 공식 지정상품으로 선정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관심을 끌고 있다.
20일 `가나안 나눔터'의 목회자 이춘식(45)씨에 따르면 전북 진안군 상전면 월포리 산 기슭에 위치한 이 공동체에는 수몰민 가운데 오갈 데 없는 주민 10여명이 최근 FIFA의 월드컵 라이선스를 얻은 도자기 장구 만들기에 온 정성을 쏟고 있다.
수몰지역 시골마을에서 만든 수공예품이 FIFA 공인 관광상품으로 선정된 것은 수몰민들을 상대로 목회활동을 벌이고 있는 이씨의 집념의 결실이다.
이씨는 용담댐 건설로 마을이 수몰돼 마땅히 갈 곳도, 가진 것도 없는 가난한 주민들을 위해 정착촌을 만들어야 겠다고 마음 먹고 댐 상류지역인 월포리에 둥지를 틀고 수몰민들을 모았다.
공동체를 형성했으나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일정한 수익이 필요했다.
고민하던 이씨는 수몰민 가운데 1급 장애자인 정동용(38)씨 등이 분청자기나 청자, 백자기를 이용한 우리 고유의 전통상품을 만들자는 아이디어를 내자 이들 자기에 가죽을 씌운 장구를 만들기로 하고 여러차례 시험제작 끝에 작년 가을께 마음에 드는 형태를 개발했다.
이씨는 이 장구를 전북도를 대표하는 월드컵 관광상품으로 지정받기 위해 수차례 전북도와 FIFA의 문을 두들긴 끝에 어려운 관문을 모두 통과해 최근 FIFA의 월드컵 라이선스를 얻는데 성공했다.
용기를 얻은 가나안 나눔터 사람들은 그 후 소리나는 전통공예품(장구.북)으로 특허를 출원한데 이어 상표등록과 실용신안 등록까지 마쳤으며 한국 산업디자인 진흥원의 우수 디자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지금은 하루 600여개를 만들어 인천공항과 백화점, 월드컵 면세점 등에 납품하고 있는데 인기가 좋아 미처 수요를 따르지 못하고 있다.
이씨는 '전통공예품인 장구가 많이 팔려 여기서 얻은 수익금으로 제대로 된 수몰민 정착촌을 만들겠다'며 '오갈 데 없는 이들이 함께 모여 사는 반듯한 보금자리를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자료제공 연합뉴스> |